제주대학교 산학연구단(오홍식 교수 팀)이 13개월의 조사를 마치고 하논분화구 습지주변 생태조사 보고서를 작성했다.

연구단은 하논분화구가 원시적 생물서식 환경을 간직하고 있으며, 총729종의 야생생물 서식 등 생물다양성이 풍부함에 따라 습지보전법 제 8조 제1항 제1호에 부합(원시성 유지 또는 생물다양성 풍부한 지역)하다고 밝혔다.

그리고 매, 새매, 흑두루미 등 멸종위기야생생물이 서식하거나 도래하고 분화구로서 특이한 경관적, 국내 최대 규모의 마르(MARR)형 분화구로서 지형적 가치를 지님에 따라 습지보전법 제 8조 제1항 제2호(희귀하거나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이 서식 또는 나타나는 지역)와 제3호(특이한 경관적, 지형적 또는 지질학적 가치를 지닌 지역)에 부합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주자치도는 지난해 2월에 제주대학교 산학연구단(오홍식 교수 팀)에게 ‘하논분화구 습지주변 생태계 조사’를 위탁했다.

하논분화구는 한반도 최대의 마르형 분화구로 약 5만년 동안의 지질, 기후, 식생 등 환경정보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동아시아 고식생․고기후의 변천사의 타임캡슐로 인정받고 있다. 이에 2012년 열린 제주 세계자연보전총회는 권고안으로 '하논분화구 복원․보전' 의제를 채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제주자치도는 하논분화구 주변 생태계를 조사해 하논분화구의 자연경관과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확보하고 환경부에 습지보호지역 지정 여부를 졀정한다는 구상이었다.

연구단은 종합평가에서 하논분화구 샘물로 인해 고려시대 후반 또는 조선시대 초반부터 논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했고, 생물에게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므로 보존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습지퇴적층 및 생태계 발달지역(핵심구역)은 반원형 평지에 총면적 20만3000㎡로 분포하는데, 두터운 습지 퇴적층은 부분적으로 난투수층을 형성하고 주변의 높은 지하수면의 영향으로 안정된 습생천이를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생물종은 식물 95과 320분류군, 포유류 4과 4종, 조류 25과 49종, 양서·파충류 6과 7종, 담수어류 3과 5종, 육상곤충 100종, 저서성무척추동물 38종, 동물플랑크톤 32종, 식물플랑크톤 174분류군 등 총 729분류군의 서식 또는 도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장조사를 물고사리, 삼백초, 매, 새매, 흑두루미, 황조롱이, 두견이 등 멸종위기야생생물 및 천연기념물 7종이 확인됐고 문헌으로 잿빛개구리매, 큰말똥가리 등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단은 하논분화구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볼 수 있는 마르형 분화구로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음에 습지 및 주변지역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한 관리방안을 마련하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리고 하논분화구의 생태학적 가치에 대한 지속가능한 관리방안은 미래 기후변화를 예측하고, 지질, 생태, 역사가 공존하는 습지로써 전 세계적으로 모범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연구단이 습지지정을 권고했지만 하논분화구 인근 토지주 가운데 습지지정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있다. ‘하논지구발전협의회’ 오안일 회장이 대표적이다.

오 회장은 그동안 ▲분화구 내 습지는 1만 평 규모이고 건성지가 6만 평 정도인데 건성지가 부당한 규제에 부딪칠 것 ▲습지가 되면 철새가 도래해 전염병이 확산될 것 ▲습지 지정 시 물뱀과 독사 등 위해생물의 온상이 될 것 ▲분화구 복원과 습지지정 등에 대한 연구용역과 심포지엄 등에 많은 예산이 소요되는 점 등을 반대사유로 들었다.

[가사출처 : 서귀포신문, 2020.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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